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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군 선운사 그리고 선운산

선운산 등반기
등록날짜 [ 2015년10월23일 11시21분 ]

 

 

 

 

 

[전북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 126]        

고창 선운사와 선운산을 둘러보며

 

선운사 주차장-1.0km-선운사-1.3km-참당암 갈림길-참담암-1.0km-소리재-1.0km-낙조대-1.4km-배맨바위-0.24km-

청룡산-1km-쥐바위-0.3km-국기봉-1km-사자암-1.0km-사자바위-1.75km-투구바위-0.82km-도솔재-2.6km-선운사 주차장

 

 

 

 

 

 

올해는 꽃무릇 여행을 떠날지 아니면 한 해 건너뛸지를 두고 고민을 하였다. 꽃무릇은 항상 버섯이 피는 시기와 같았다. 시골에서 버섯을 따고 귀향하던 길에 곧장 전라도로 향했지만, 우리나라 국토 절반을 돌아야 하는 만큼 결코 매년 만나는 꽃무릇이 약간의 귀찮음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는 한 곳에만 가자 결정하였고 그곳이 고창 선운사였다.

 

▲ 올해도 어김없이 이곳에서 인증샷 하나 남겨 봅니다.

 

고창 선운사에서 하루를 묵어간다. 새벽에 선운사를 찾아 물안개를 만나며, 꽃무릇을 담아 볼 생각이었는데, 전날 버섯을 따느라 야산을 얼마나 다녔는지 온 몸이 말을 듣지 않아 늦은 시간 겨우 컵라면 하나로 끼니를 때우고 고창읍에서 선운사로 향한다. 읍에서 선운사까지는 약 20km, 30분 정도 소요된다.

 

▲ 은행나무에 남자 성기를 닮은 독특한 형상

 

선운사 주차장 옆 '유주'라는 독특한 은행나무와 계곡 건너 송악을 만나면서 여행은 시작된다. 유주 즉, 젖기둥이라 한다.

일본 사람이 붙인 이름으로 여인의 젖가슴을 닮았다 하여 유주라고 부르지만, 남자의 심벌을 닮아 득남을 위해 등살을 도려 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민간신앙이 담겨있는 은행나무이다. 나무가 상처가 나면 스스로 방어를 위해 생기는 상처의 일종이라 한다.

 

▲ 천연기념물 제367호 송악

 

천연기념물 제367송악은 큰 암석에 오랜 세월 의지하며 영역을 확보하고 있는 두릅나뭇과에 속하는 상록 덩굴식물이다. 19911127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으며, 대기습도가 높고 약간 그늘진 곳을 좋아한다. 전국에 이름난 송악중에서 경상남도 남해군 금산 쌍홍문 앞 암벽에도 송악이 장군바위를 감싸며 자라고 있다.

 

 

 

 

 

꽃무릇 피어난 선운천

 

 

▲ 새벽 이슬 내린 꽃무릇

 

 

선운사는 봄이면 동백꽃이 대웅전 뒤편 병풍처럼 두른 산자락을 따라 붉게 피어난다. 계곡 따라 늘어선 나무가 연초록을 벗어나는 여름이 찾아오면 배롱나무가 유난히도 붉게 만개하여 경내를 수놓기도 한다.

 

가을이 찾아오면 선운산 자락 꽃무릇의 붉은 모습에 탐방객은 홍역을 치른다. 겨울 문턱 풍경도 빠질 수 없는 곳으로 계곡 따라 붉은 단풍이 자지러질듯 하며, 선운사는 일 년 사계절 중 겨울 설경을 제외하면 붉다 못해 애절하다.

 

 

 

 

 

꽃길 사이 전형적인 초가을 청명한 가을 하늘은 도심으로부터 탈출한 탐방객을 감성적으로 만들어 놓는다. 풍성한 들판을 지나 가을꽃 꽃무릇 피어나는 선운사는 10월 중순이면 선운사 주차장 입구부터 선운사를 거쳐 도솔암까지 약 3.8km 임도와 선운천을 따라 향연을 펼친다. 

 

 

▲ 생태공원 앞을 붉게 수놓은 꽃무릇의 향연

 

 

높아진 가을 하늘만큼이나 짧은 하루가 아쉽기만 한 선운산과 선운사 여행은 가을 문턱, 제법 괜찮은 힐링을 선사한다.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선운천을 따라 오르면 천년고찰 선운사의 고즈넉한 분위기에 매료되어 절집 주변을 호젓하게 걸을 수 있다. 

 

 

 

 

선운사 매표소 앞 계곡 건너 꽃무릇이 장사진을 치고 있다. 꽃무릇은 '참사랑'이란 꽃말에서도 알 수 있듯 줄기에 잎 하나 없이 피어나 바라보는 이들로 하여금 애절함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선운산 꽃무릇은 도발적이다. 계획적으로 꾸며놓은 공원이 주는 정교함을 뒤로하고 도솔암으로 오르는 길목을 따라 곱게 피어나 사람의 애간장을 녹인다.

  

▲ 선운천 계곡

 

 

 

 

 

천년고찰, 선운사의 빗장을 열고

 

  

대한불교 조계종 제24교구 본사인 선운사는 강악과 수선의 도량으로 노령산맥을 등지고 있는 도솔산(선운산335m) 북쪽 자락에 있으며 선운사의 명성에 의하여 1979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도솔산을 선운산으로 바꾸었다. 

 

▲ 부도탑군으로 향하는 숲길

 

조선 후기 89개 암자와 189개의 요사채, 3,000여 승려를 거느렸던 선운사의 정확한 창건은 알 수 없지만, 신라 진흥왕이 왕위를 내놓고 도솔산에서 하룻밤 묵게 되면서 미륵 삼존불을 만나는 현몽을 통해 창건했다는 설과 백제 위덕왕 24(577)에 검단선사가 창건했다는 설로 대부분 백제 위덕왕 당시 창건설을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다.

 

검단스님이 사찰을 만들기 위해 지금의 선운사 터를 찾아오니 큰 못에 용이 살고 있어 스님이 용을 내치고 연못을 돌로 메웠다. 그 무렵, 마을에는 눈병이 퍼졌고 연못에 숯을 넣으면 눈병을 낫는다는 소문이 퍼졌고 주민들이 앞다투어 연못에 숯을 넣어 금방 연못을 메우고 절을 만들었다 한다. 그리하여 오묘한 지혜의 경계인 구름에 머물며 선정의 경지에 도달한다는 의미로 '선운사'라 불렀다 전해지며 당시 국내 제일의 대가람이었다 한다. 

 

2층 구조를 한 천왕문으로 1층은 사천왕사, 2층은 범종이 있다.

 

▲ 만세루

▲ 영산전

  

2층 누각건물 천왕문을 열고 들어서면 700년 전 목공이 다듬어 세운 기둥이 아직도 건재한 만세루(유형문화재 제53)를 우선 만나게 된다. 본전 건물인 대웅보전과 나란히 일직선 상에 가로로 놓여 있는 만세루를 돌아들어 가면 대웅보전(보물 제290), 오른쪽으로 관음전과 왼쪽으로 영산전, 조사전을 두고 있으며 영산전 뒤편으로 팔상전과 산신각 외 1기의 육층석탑(전북유형문화재 제29)이 있다.

 

▲ 왼편 대웅전과 오른편 만세루 그 중간에 탑 1기가 있다.

 

대웅전 앞 만세루와 중간 공간에 연등을 달아 아쉽게도 선운사 대웅전을 한 컷에 담아내지 못한다. 만세루는 차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곳이지만, 아쉽게도 이른 시간이라 탁자 위 찻잔만 넌지시 바라보며 절집을 한 바퀴 돌아본다. 대웅보전 법당에는 흙으로 조성한 소조비로자나삼불좌상을 모시고 있는데, 웅장한 대형급 불상으로 보물 제1752호이다. 비로자나불을 본존불로 왼쪽은 아미타불, 오른쪽은 약사불을 모시고 있으며, 14713층 전각이던 건물이 1614년 단층으로 중수하면서부터 단층이 된 영산전에는 목조삼존불상(전북유형문화재 제28)이 모셔져 있고, 성보박물관에는 금동지장보살좌상(보물 제279)이 모셔져 있다.

 

육층석탑(전북유형문화재 제29)

▲ 대웅보전 현판

선운사금동보살좌상(보물제279)

 

 

선운사 금동보살좌상(보물 제279)은 조선 초기 작품으로, 높이 1m의 금동지장보살좌상이다. 일제 강점기 당시인 1936년 일본인 2명과 주민 1명이 공모하여 보살상을 일본으로 반출시켰다. 일본에서 소장하게 된 소장자는 그 뒤로 지장보살상의 영이 나타나 나는 본래 전라도 고창 도솔산에 있었다. 어서 그곳으로 돌려보내 달라 고 하였지만 소장자는 무시해버렸다. 그 후, 소장자 집안에 우환이 끊이질 않자 다른 사람에게 팔아 버렸지만 소장하는 사람마다 우환에 시달려야 했고, 결국은 고창경찰서에 신고하여 일본 히로시마에 있던 금동보살좌상을 1838년 다시 모셔왔다고 한다.

 

 

 

4월 중순이면 대웅보전 뒤편 산자락에는 춘백으로 알려진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늦게 동백꽃이 피고 지는 곳으로, 동백꽃의 마지막 종착역인 셈이다. 백제 위덕왕 24(577)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동백나무숲은 산자락 경사를 따라 30m로 펼쳐져 있으며, 나무의 평균 높이는 대략 6m로 선운사 동백꽃이 필 무렵이면 많은 사람이 동백꽃을 보기 위해 찾아든다.

 

 

 

 

 

도솔천을 거슬러

참당암으로 향하다

 

 

▲ 도솔천으로 향하는 길

 

선운사를 벗어나 도솔계곡을 따라 오른다. 도솔암으로 가는 길은 두 갈래로, 차량과 사람으로 구분된다. 도솔계곡을 중심으로 산길을 따라 걷는 보행자 길과 차량이 다니는 임도가 나란히 도솔암으로 향하고 있다.

 

 

도솔암으로 오르는 길목에서 만나는 계곡은 물색이 탁하고 물 아래 돌과 자갈이 검은색을 띠는데, 이는 이 일대 자생하는 도토리와 상수리 등 참나무류와 떡갈나무류 열매와 잎이 떨어져 그 속에 있는 타닌성분이 침착되어 그렇게 보이는 것이라 한다. 그래서 그런지 계곡은 어둡고 오랜 세월 한자리를 지켜온 나무들의 뿌리가 드러나 약 2.4km 구간이 원시림을 떠올리게 할 정도이다.

 

 

 

 

 

 

 참당암을 만나다

 

  

진흥굴과 장사송을 앞두고 도솔암과 참당암 갈림길에서 올해는 참당암으로 향한다. 매년 도솔암을 찾은 만큼 이번에는 참당암을 거쳐 능선 길을 따라 원점으로 돌아오는 약 14km 정도의 구간을 걸어 볼 요량이었다. 힘들면 중도에서 내려서자는 생각으로 참당암에 들어선다.

 

▲ 참당암 대웅전 보물 제803호

 

'죄를 뉘우치고 참회하는 곳'이란 독특한 절집 참당암에 잠시 들어선다. 선운사 암자로 의운화상이 신라 진평왕의 부탁으로 창건하여 오늘날까지 많은 보수과정을 거쳐 자리한 암자이다. 정면 수습된 탑 파편으로 올려놓은 1기의 탑 뒤로 대웅전과 한지붕 아래 약사전, 응진전 그리고 독특한 구조를 한 지장전이 자리하고 있다. 참당암은 본래 선운사의 본찰이었지만, 지금은 산 내 암자로 가장 오래된 절집인 셈이다.

 

참당암 대웅전을 올려다본다. 단출한 건축미를 보여주는 정면 3, 측면 3칸으로 맞배지붕을 올려놓았다. 처마를 받치는 앞 장식 기둥은 다포양식을 한 반면, 뒤편은 기둥 위 공포를 올려놓은 주심포 방식을 하고 있으며, 1735년 수리한 흔적으로 고려시대 부재를 재활용하였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는 보물 제803호이다. 참당사 또는 대참사로 부르기도 하던 '지장기'도 도량이다. 참당암 중수기록에 의하면 장인을 불러 재목을 헤아리게 하여 한 자 한 치의 썩은 부재도 버리지 않았다는 기록을 통해 보수과정이 얼마나 정교하게 이루어졌는지 짐작게 한다.

 

 

▲ 지장전

 

참당암에 관한 안내 글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이 대웅전은 석가모니를 모신 곳으로 신라의 의운 스님이 진평왕(579`631)의 시주를 받아 처음 세웠고 조선 영조 1(1724)에 고친 것이다. 협시보살로는 고통을 없애준다는 대세지부살과 자비의 상징인 관세움보살을 모셨다. 세 불상 모두 나무로 만들고 도금한 것들이다. 건물의 후면에는 고려시대의 부재가 남아 있다. 참당암은 선운사에 속한 암자 가운데 하나로, 죄를 뉘우치고 참회하는 곳이라는 뜻이다.”

 

지장전에서 지장보살을 만난다. 정면 3, 측면 2칸 그리고 앞으로 마루를 2단으로 만들어 놓은 구조이며, 문둥병을 낫게 해 준다는 구전이 전해지는 곳으로 한때 약사전으로 불렀다 한다.

 

 

 

 

  

소리재를 오르다

 

 

▲ 참당암에서 소리재 오르는 길 (완만한 산책로 수준이다.)

 

 

본격적인 등산로를 따라 들어선다. 참당암 입구 왼편 산자락으로 소리재를 거쳐 낙조대로 향한다. 참당암에서 소리재까지는 약 1.0km 구간으로 오르막이 거의 없는 완만한 숲길을 딛고 오르는 만큼 점점 고도가 올라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없을 만큼 능선으로 향하는 길이 순탄하다.

 

 

▲ 소리재에서 낙조대를 향하는 길목, 용문굴 위에서 바라본 전경

 

 

소리재에 오르면 견치산과 낙조대로 갈라진다. 견치산은 1.25km 구간이며, 낙조대는 1.0km 구간이다. 낙조대 중간에서 도솔암을 거쳐 올라오는 용문굴을 만나게 되는데 소리재에서 용문굴까지는 약 700m로 등산로에서 조금만 내려서면 만날 수 있다

 

 

▲ 도솔암에서 용문굴로 올라오는 협곡을 바라본 전경

 

 

용문굴이 가까워지면 전망이 뚫리고 진행해야 하는 천마봉을 비롯하여 배면바위, 쥐바위, 사자바위, 투구바위 등 오늘 진행해야 하는 능선길이 한눈에 조망된다. 그리고 도솔암에서 용문굴로 올라오는 바위 길을 내려다보면 신비롭기까지 하다.

 

 

 

 

 

 

낙조대에 오르다

 

 

▲ 용문굴에서 올라온 방향에서 바라본 낙조대 전경

 

▲ 철 다리로 향하며 바라본 낙조대 전경

 

낙조에 오르면 천마봉 끝자락을 잠시 다녀와도 된다. 높은 바위에 올라 눈 아래 도솔암과 마애불을 조망할 수 있으며, 저녁 무렵 날씨만 좋으면 아름다운 바다의 낙조를 전망할 수도 있다. 낙조대에서 용문굴까지는 약 570m이며, 진행해야 하는 배면바위까지는 1.4km 구간으로 철 다리를 올라 낮은 산봉우리를 하나 넘어야 한다.

 

낙조대는 MBC 인기드라마 '대장금'의 촬영지로, 용문굴에서는 장금이 엄마의 돌무덤이 촬영되었고 낙조대에서는 최상궁 씬이 촬영되었다. 특히 낙조대에서는 선운산 최고의 절경, 장쾌한 해넘이 풍경이 일품으로 칠산바다 곰소만이 조망된다.

 

▲ 철 다리 계단

 

철 다리 계단이 아찔하다. 경사를 두고 있어 위험해 보이지 않지만, 사람의 무게에 다리가 조금씩 흔들린다. 곧장 수직으로 상승하는 계단이 아니라 약간의 두려움을 준다. 철 다리를 올라서면 낙조대와 천마봉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을 만큼 전망이 좋으며, 철 다리 위에서 도솔암까지 1.54km, 용문굴까지 890m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배면바위까지 1,1km, 쥐바위까지는 2.75km이다.

 

 

▲ 천마봉 전경. 끝자락 절벽이 아찔하다.

▲ 철계단에서 바라 본 낙조대 전경

철계단 반대 방향 끝자락에 보이는 배면바위 전경

 

 

 

 

 

배면바위

 

 

 

▲ 청룡산에서 바라본 배면바위

▲ 멀리서 본 배면바위 측면 모습

 

작은 산 능성을 넘어 멀리서 보니 한 마리의 거북이가 엎드려 있는 형상을 한 바위가 점점 모습을 달리하더니, 우뚝 선 암봉으로 배를 매는 줄을 감싼 바위라는 지명의 유래에서도 알 수 있듯 뭉텅하게 보이는 모습이 경이롭다.

 

배면바위에서 지나온 낙조대까지는 1.4km이며, 나아가야 할 청룡산까지는 240m 산길이 기다리고 있다.

  

 

 

 

 

청룡산에 도착하다

 

 

▲ 청룡산 정상석

▲ 청룡산에서 바라본 천마봉과 그 아래 도솔암이 보이기 시작한다.

 

 

배면바위를 출발하여 240m 평탄한 구간을 통과하면 높이 불과 314m 청룡산에 도착한다. 청룡산에서 해리하련 방향은 1.5km 구간이며, 쥐바위까지는 약 1km 구간이다. 청룡산에서는 스쳐왔던 등산로가 한눈에 조망되며, 배면바위의 위용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쥐바위에 오르다

 

 

 

▲ 쥐바위 전경  쥐바위는 정상을 통과하는 길과 우회 등산로가 있다. 굳이 우회도로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

  

뜨거운 햇살이 바위를 달군다. 청룡산에서 출발하여 순탄한 등산로를 걷는가 싶더니 쥐바위를 앞두고 갑자기 고도가 높아진다.

사실 고도라고 할 만큼 높은 언덕길은 아니지만, 참당암을 시작으로 고도를 느끼지 못할 만큼 좋은 산길을 순탄하게 걸어온 터라 갑자기 만나는 오르막길이 힘들게 하였다.

 

그것도 숲 하나 없는 바위 길이었다. 청룡산에서 출발하여 1.0km 이동 후 만난 쥐바위에는 정상을 둘러보도록 로프를 매달아 놓았다. 정상을 거부하면 옆으로 난 우회로를 따라 이동하면 된다. 쥐바위에서 사자바위까지는 1.3km 구간이며, 희어재까지는 1.6km 구간이다.

 

쥐바위에서 약 170m 산길을 내려서면 돌탑을 지나 사자바위를 약 1.12km 남겨둔 구간에서 도솔암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 여기서 체력이 안 되거나 힘이 든다면 도솔암 방향으로 내려서야 한다. 중간에 내려서는 등산로가 없기 때문이다. 도솔암까지는 약 1.7km이다.

 

 

 

  

 

국기봉

  

 

▲ 국기봉 정상석

 

 

도솔암 갈림길에서 한 번의 오르막을 또 오른다. 오르막이라 하여 긴 코스는 아니지만, 체력이 점점 고갈되는 지점에서는 약간의 오르막도 부담스럽기 마련이다. 오르막이 끝나는 지점에 생뚱맞게 국기봉 정상 이정표가 있다. 높이 314m에 불과한 국기봉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은 사자바위 약 1km 이정표가 방향을 가리킨다.

 

 

▲ 국기봉에서 사자암으로 향하는 길에서 본 건너편 전경

 

 

 

 

 

사자암

 

  

사자암에 도착한다. 국기봉 방향에는 '사자암'이란 이정표가 있으며, 끝나는 지점에는 '사자바위'라 표기되어 있다. 사자암에서 지나온 청룡산은 2.3km이며, 쥐바위로부터 약 1.3km 구간이다. 앞으로 진행하여 하산해야 하는 투구바위까지는 1.0km 로 표기되어 있지만, 여기부터 표기가 잘못된 느낌이 든다.

 

▲ 위험구간 능선길 주변으로 절벽이다.

 

사자암에서 사자 갈기를 딛고 올라야 한다. 위험하니 우회하라는 경고 표시판이 있지만 우회하는 길을 찾을 수 없었다.

 

대부분 등산객이 바윗길을 통과하는 모양이다. 약간의 두려움과 공포심은 안내판으로 인해 더 커졌지만, 통과해야 하는 만큼 아래를 내려다보지 않고 걸었다. 그깟 길이 뭐 불안하냐 하겠지만, 평소 어지럼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황천길과 비슷해 보인다는 사실…….

 

▲ 사자암 정상에서 바라본 전경. 도솔암과 천마봉 주변

▲ 도솔암 전경

 

 

삼국시대 당시 제23대 법흥왕은 아사달에게 왕위를 물려주었고 아사달은 24대 진흥왕에 올랐지만, 평소 불도에 관심이 유별나 결국 왕위를 떠나 왕비와 중애공주를 데리고 선운산 사자암 앞 '좌변굴'이라는 석굴에서 수도를 하였다고 한다. 그 후, 진흥왕이 수도하였다 하여 좌변굴을 '진흥굴'로 고쳐 불렀다고 전하며, 스스로 법운자라 부르며 공주를 위해 중애암을 만들고 왕비의 별호 '도솔'을 따서 '도솔암'을 창건하였다고 한다. 도솔암 마애불(보물 제1200)과 나한전(전라북도 문화재자료 제110) 뒤편 언덕 위에는 도솔암 지장보살좌상(보물 제280)을 모신 내원궁(전라북도 문화재자료 제125)이 자리하고 있다.

 

 

도솔암 마애불(보물 제1200)은 국내 대형급 마애불에 속한다.

 

 

도솔암 마애불은 고려시대 거대한 암벽을 쪼아내면서 조성한 마애불로 국내에서 가장 큰 마애불 중 하나로 미륵불로 추정하고 있다. 마애불은 지상에서 3.3m 높이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있는데, 불상의 높이만 무려 15.6m이며 지금은 사라졌지만, 머리 위 누각의 기둥을 올린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도솔암 서편 암벽 칭송대에 새겨놓은 높이 13m, 너비 3m의 큰 마애불을 새기고 불상을 보호하는 목조전실을 조성하였으나 지금은 흔적만 남아 있는 고려 초기의 마애불이다. 마애불을 둘러싼 이야기로 마애불 배꼽에 신기한 비결이 숨겨져 있다는 전설이 있으며, 전설로 인하여 동학농민혁명 당시 미륵의 출현을 구실로 민심을 끌어모으기 위해 비기를 꺼내 가는 사건이 생길 만큼 도솔암 마애불은 미륵불로 통한다.

 

마애불을 조성할 당시 백제 위덕왕은 검단선사에게 마애불 조성과 동불암이라는 공중누각을 만들도록 하였는데, 조선 영조 때 공중 누각인 동불암은 무너지고 지금의 마애불만 남았다는 설도 있다. 도솔암 마애불 명치부분에 사각 구멍이 있는데, 그곳에는 검단선사가 쓴 비결록을 넣었다는 감실로 조선 말에 전라도 관찰사였던 이서구가 감실을 열자, 풍우와 뇌성이 일어 그대로 닫았는데, 책 첫머리에 "전라감사 이서구가 열어 본다"라는 글이 쓰여 있었다 한다. 그 후, 비결문은 19세기 말 동학의 접주 손화중이 가져갔다고 전한다.

 

 

▲ 진행해야 할 투구바위 그리고 아래로 저수지가 메말라 있다.

 

▲ 사자암 내려서는 로프

 

 

사자암을 내려서는 길은 재미를 준다. 로프를 타고 내려야 하는 제법 긴 벼랑길이지만, 발을 딛도록 전부 안전장치를 해 놓아 그냥 줄을 잡고 내려서면 될 만큼 위험하지 않았다. 그리고 내려선 길에서는 사자암 우회로 길이 보인다. 이 길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참으로 궁금하다. 되돌아 가볼 수 없는 일이라 일단 우회로가 있다는 사실로 만족한다.

 

 

 

▲ 하산 후 올려다 본 사자암

 

 

사자암을 거쳐 내려서니 사자바위 이정표가 나온다. 지나온 쥐바위까지 1.3km 구간인 반면 앞으로 진행해야 할 투구바위까지 2.75km 이정표다. 하산하여 아무리 생각해도 그 구간이 2.75km는 아니므로 1.75km 정도로 추정해 본다.

 

 

▲ 투구바위로 향하며 바라 본 도솔암 주변 전경. 천마봉이 눈 앞에 있는 듯 보인다.

 

▲ 하산지점 투구바위

 

▲ 투구바위를 돌아 오른편 도솔재 저수지로 내려서야 한다.

 

▲ 산행 출발점이던 참당암을 내려다 보며 마주한다.

 

 

 

 

 

 

 

투구바위에서 내려서다

 

 

 

▲ 투구바위 전경

 

 

마지막 암봉 투구바위에 도착한다. 다행스럽게도 바위 정상을 딛고 오르지 않는다. 투구바위 이정표에도 사자암까지 거리가 2.75km라 적혀 있다. 그리고 오늘 여행을 마무리하는 하산길인 도솔재까지 820m 이정표가 반겨준다.

 

 

 

 

 

 

도솔재로 내려서다

 

 

▲ 도솔재 전경

▲ 도솔재 수문 아래 기념비가 서 있다.

 

 

도솔재로 내려서니 이정표가 뜬금없이 도솔재 저수지 방향을 향하고 있고, 그 옆으로 길이 통과한다. 오른쪽으로 가야할 지 왼쪽으로 가야할 지 난감한 순간이었다. 화살표는 딱 중앙을 향해 있었기 때문이다. 잠시 후, 저수지 제방 방향인 왼편으로 진행하였고 도솔천을 거쳐 선운천에 도착하였다.

 

 

 

 

사실 이번 여행은 퍽이나 힘들었다. 거리가 문제가 아니라 이른 아침 선운사를 통과하여 매점에서 물을 살 것이라는 생각부터 어긋났고, 배낭에는 식빵이 오늘 점심 대용이었다. 그런데 생수가 작은 병 하나가 전부였기에 입술이 바짝바짝 마를 때마다 병아리 눈물만큼 마셔야 했다. 배고픔에 식빵 하나 먹고는 생수를 거의 바닥내다시피 하면서 물 부족에 지쳐가야만 했다. 그래도 생명수라며 아낀 덕분에 선운천에 도착하니 물이 조금은 있었다는 것. 그리고 매점에서 음료수와 아이스크림에 배를 허겁지겁 채워야 했다.

 

다음번에는 정수산을 시작으로 선운산, 게이빨산, 청용산, 비학산을 거쳐 구왕봉 그리고 선운사 마을 입구인 삼인종합학습원으로 내려서는 대장정을 한번 떠나 볼 생각이다. 물론 시간과 건강이 허락한다면 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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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고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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